최초의 건축은 인간을 비바람, 햇볕과 같은 외부의 환경과, 맹수나 다른 종족들로부터 보호해 주기 위한 울타리의 구실을 하였으며, 건축의 이러한 원초적 역할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건축은 그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간생활을 담는 그릇이라고 요약할 수 있으며, 르꼬르뷔지에는 건축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극단적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하나의 종합적인 공간예술로서의 건축이 지닌 미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건축은 동결된 음악이다 또는 건축은 수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즉, 건축을 기술로 보는 견해와 예술로 보는 견해, 또는 이들의 중간으로 보는 등의 견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의를 내릴 수가 있겠으나, 어느 것이나 모두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생활을 쾌적하고 안락하게 영위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준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건축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목표는 이미 BC25년경 로마의 건축가 비트로비우스의 건축십서에 잘 나타나 있다. 즉, 편리함, 튼튼함, 기쁨의 3가지가 그것으로, 이는 오늘날의 기능, 편리, 미라는 건축의 3대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건축의 삼위일체로서 구성요소는 이탈리아의 건축구조가를 통해서 발견된 기능, 구조, 형태의 한계 내에서 안정되게 나타난다.
건축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큰 기술을 의미한다 즉 건축가는 원래 기술을 총합하는 사람이었다. 로마시대에서 건축은 천문, 지리, 의술 등, 여러 가지 기술을 다루어 왔다. 그 후에 세상이 발달하고 기술이 점차 다방면으로 분화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건축가는 집을 짓는 것만이 전문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건축가는 옛날의 경우와는 다른 의미에서 다시금 총합하는 사람으로서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의 건축가는 옛날의 경우와는 다른 의미에서 다시금 총합하는 사람으로서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문화와 기술의 극단적인 다분화와 전문화로 인해 분야들 간의 단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같이 세분화된 근대문명을 다시 총합하는 사람이 각 분야에서 요구되고 있는데, 이 직분을 생활환경의 분야에서 수행하는 사람이 바로 현대의 건축가인 것이다.
인간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는 처칠의 말처럼 오늘날에는 건축과 인간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서로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중 건축물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개략적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기후 및 풍토적 요소: 온습도, 강수량, 바람 및 지형, 지질 등의 자연적 요소. 예로서 지붕의 형태, 경사, 그리고 창의 크기 등은 기후의 영향에 따라 크게 변한다.
사회문화적 요소: 사람들의 이념, 제도, 인습적 행위 및 사회정신, 세계관, 국민성 등의 요소를 말한다. 이는 비슷한 자연조건하의 여러 나라가 서로 다른 건축형태를 지니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요소이다.
정치 및 종교적 요소: 봉건시대에는 왕과 귀족을 위한 건축, 신을 위한 건축이 주류를 이루었고, 민주주의시대에는 대중을 위한 학교, 병원 등의 건축이 많아졌다.
재료 및 기술적 요소: 사용가능한 건축재료와 이를 구성하는 기술적인 방법에 따라 건축물의 형태는 크게 변화한다.
기타: 경제적 요소 및 건축가의 개성에 따른 영향
건축공간을 형성하는 목적은 인간생활을 담는 그릇에 있으므로 공간은 자연 그 자체로서는 별 의의가 없다. 그러므로 건축물은 기본적으로는 바닥, 벽, 천장이라는 구조체와 같은 그릇으로서의 형식을 갖게 되는데, 여기서 형식으로서의 구조체는 공간을 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며 동시에 공간의 목적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설계과정 속에서 구조체의 구성단계를 보면, 우선 인간이 있고, 그 생활을 위한 영역이 설정되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체가 만들어짐으로써 생활공간이 한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공간의 구조체는 항상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되며, 동시에 이를 통하여 건축의 본질 즉 공간과 구조의 유기적 통일을 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건축에서 구조. 재료. 시공 등의 여러 분야가 주로 이 구조체의 형성에 관한 것이라면, 계획은 이를 수단으로 생활공간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공간이란 건축의 내부공간에만 한한 것은 아니며, 외부공간 또는 여러 건축물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외부환경, 건축군의 배치문제를 포함한 광의적 의미를 지칭한다.
건축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 이면에는 건축의 기능과 형태라는 두 가지의 큰 시대와 건축가 그리고 건축물에 따라 반전을 거듭하며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건축론을 기능론과 형태론의 측면에서 양분하여 생각해 볼 때,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능주의적 측면에서 본 건축
건축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말은 건축 속에 내재한 기능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이다. 이러한 정의는 건축물을 철저히 그 용도와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만족이라는 입장에서 보는 합리주의적 견해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기능이며, 건축의 미는 이러한 모든 기능이 만족스럽게 해결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수반되는 것이라고 여기며, 불필요한 형태, 형태를 위한 형태를 배제하자는 사고가 바탕이 되고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할 것은 기능이란 말의 의미를 어느 영역까지로 정하느냐에 따라 기능주의란 말 자체가 뜻하는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형태주의적 측면에서 본 건축
기능적 건축은 마치 자를 가지고 그리는 회화와 같이 잘못된 길이라는 말은 무감동한 기능주의건축에 대한 반박을 담고 있다. 즉, 인간은 이성적인 측면 외에도 감상적 측면을 지니고 있으므로, 미에 대한 욕구의 충족을 중요시하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용도만을 만족시키는데 그치는 무감각한 기계주의적 사고를 넘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새롭고 아름다운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인간에게 미적 감흥을 줄 수 있는 건축을 추구하고 있다.
이상에서 볼 때, 기능주의와 형태주의는 모두가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갖고 있으나, 이중 어느 한극단으로 너무 치우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즉, 건축에 있어서 기능과 형태는 어느 한쪽도 무시할 수 없는 겉과 속의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이 두 가지의 조화를 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으나, 실제의 설계에 있어서 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능과 형태에 대한 접근을 각각 잘 나타내주는 위의 두 건물은 모두가 20세기 건축의 아름다운 한 단면들을 대변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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